반려견 보호자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믿음 중 하나는 밥을 먹을 때 식탁의 위치를 높여주면 밥 먹는데 힘이 들어가는 많은 요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보호자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일종의 "상식"으로 여겨졌었다.
심지어 많은 수의사들도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이점에 대한 논문은 실제 찾아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근거가 없는 인간의 상상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마치 믿음, 소망, 사랑 중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말이 진실인지 증명하기 위한 논문이 없는 것과 같다.
이런 미신이 만들어진 이유는 첫째, 강아지에 대한 과도한 의인화로 추정된다. 즉, "사람도 밥 먹을 때 엎드려서 먹으면 힘들지 않더냐?"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것. 하지만 생물의 진화는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원칙을 생각해 보면 강아지는 table을 사용하지 않고 바닥에 있는 음식을 먹는 게 가장 편하고 합리적이라는 쪽으로 추정하는 게 옳다.
두 번째는 거대식도증이 나 식도 무력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식도를 수직으로 세워 먹이는 관리법을 과대 확장 해석한 결과라는 추정이다.
이는 교과서에서 추천되는 실제 관리법에 해당한다. https://www.msdvetmanual.com/digestive-system/diseases-of-the-esophagus-in-small-animals/dilatation-of-the-esophagus-in-small-animals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강아지 식탁은 식도의 위치는 그대로인 일반 강아지를 위한 것인데 이것들은 과연 강아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를 생각해야 한다.
2000년도 미국수의사회 회지에 투고된 논문중 다음 논문이 있다.
위염전 즉 GDV(gastric dilation-volvulus) 환자에서 발생 요인을 조사한 논문인데 이 질환의 발생요소 중 하나가 강아지 식탁이라고 한다.
즉, 시중에 판매되는 강아지 식탁을 사용했을 때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 GDV의 발생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 논문의 대상이 대형견을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GDV가 대형견에게 호발 되기 때문이지만 실제 소형견에서 발생하지 않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츄와 포메라니안, 퍼에서 실제 발생했던 증례를 겪어본 입장에서 발생률이 낮다고 하여 무시할 수는 없다. (GDV는 위가 꼬이는 질환으로 꼬인 후 6시간 내에 응급 개복술을 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초급성 질환이다.)
식탁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과학적 이점이 증명된 바가 없는 상태에서 GDV 같은 초급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추천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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