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담낭 슬러지와 담낭점액종의 단계별 분류, 위험성 및 치료 방침
서론
반려견에서 담낭 내 담즙 슬러지(sludge)와 담낭점액종(gallbladder mucocele, GBM)은 점차 흔하게 진단되는 담낭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적절한 처치가 예후에 중요하다. 담낭 슬러지는 담즙 내 콜레스테롤 결정, 칼슘, 당단백 및 점액 등이 침전된 물질로 정의되며 대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담낭점액종은 담낭 내에 끈적하고 젤라틴 같은 담즙과 점액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담낭이 확장된 상태를 말하며, 담낭 파열이나 담낭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초음파 영상을 기반으로 한 담낭 슬러지 및 담낭점액종의 단계별 분류와 각 단계의 임상적 위험성을 고찰하고, 보존적 치료 vs. 수술적 치료의 선택 기준과 담낭절제술(cholecystectomy)이 권장되거나 필수적인 상황에 대해 최근 연구를 바탕으로 논의한다.
담낭 슬러지 및 담낭점액종의 초음파 단계별 분류
담낭 슬러지는 담낭 내에 저류된 미세한 고에코(genic) 물질로, 중력에 의해 담낭 바닥에 가라앉는 중력 의존성 슬러지와 담낭 내에 부유하거나 벽에 부착되어 자세 변화와 관계없이 남아있는 비(非)중력 의존성 슬러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소량의 단순 슬러지(=중력 의존성의 미세 침전물)는 임상 증상이 없고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슬러지의 양이 많아지거나 덩어리 형태로 응집될 경우(예: 슬러지 볼 형태) 담낭 운동성이 저하되고 담즙 정체가 악화되어 점차 담낭점액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소견으로 간주된다. 슬러지의 양을 반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연구에서는 담낭을 채우는 슬러지의 비율에 따라 경도(25% 미만), 중등도(25~50%), 중증(50% 이상)로 구분하기도 하며, 이러한 등급이 높을수록 향후 담낭점액종으로 진행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
**담낭점액종(Gallbladder Mucocele)**은 담낭 내 담즙이 젤리같이 끈끈한 상태로 응고되어 담낭을 가득 채우는 병변으로, 초음파상 중력과 관계없이 담낭 내 고형화된 담즙이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 담즙이나 단순 슬러지는 자세에 따라 이동하지만, 담낭점액종에서는 담즙이 응고되어 자세 변화에도 내용물이 움직이지 않으며 별 모양(stellate)이나 방사상 줄무늬 모양의 에코 패턴이 나타나는데, 이를 흔히 **“키위 과일 모양(kiwi-fruit sign)”**이라고도 부른다. 담낭점액종의 초음파 소견은 병변의 양상에 따라 6단계 유형으로 세분되는데 (Choi 등 2014), 각 단계는 다음과 같다:
- Type I: 담낭 전체를 채우는 균질한 고에코의 담즙물질 (조직화된 슬러지)로, 내부에 저에코의 액체 영역이 약간 섞여 있을 수 있다. 담낭 내 내용물이 정체되어 있지만 아직 전형적인 별모양 패턴은 나타나지 않은 초기 양상이다.
- Type II: 담낭 벽 쪽을 따라 둘러싼 저에코 담즙과 중앙의 고에코 담즙이 함께 보이는 불완전한 별모양 패턴이다. 담낭 가장자리에는 액체 담즙이 있고 중앙에 점도가 높은 담즙 덩어리가 위치하는 형태로, 슬러지가 점차 응집되는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 Type III: 전형적인 별모양(stellate) 패턴으로, 담낭 벽을 따라 저에코의 담즙이 현저히 있고 중앙에 고에코 물질이 별모양의 가지를 치며 분포한다【30†보충】. 이는 담낭점액종의 전형적 소견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 Type IV: 키위 과일 모양 패턴으로 진행된 상태로, 담낭 벽을 둘러싼 저에코 담즙 속에 더 가느다란 고에코의 방사상 줄무늬가 보이는 단계이다. Type III에 비해 담즙 내용물의 조직화가 더 진행되어 전체적으로 키위 단면과 유사한 균질한 패턴을 보인다.
- Type V: 심한 담낭확장을 동반한 키위 과일 모양으로, 담낭이 현저히 확장되고 중앙에 큰 무정형의 고에코 물질이 차 있는 상태이다. 담낭 내 압력이 높아져 담낭벽에 긴장과 허혈이 올 우려가 있는 고위험 단계이다.
- Type VI: 담낭 내에 남은 액체 담즙 부분 없이 담즙물이 전부 고형화된 단계로, 전체 담낭이 점액종으로 가득 찬 말기 양상이다. 이 단계에서는 초음파상 담낭 내 내용물이 완전히 고형화되어 담낭 루멘에 빈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이 담낭 슬러지에서 담낭점액종으로 진행함에 따라 초음파 소견은 **중력 의존적인 미세 슬러지 → 조직화된 고에코 담즙(슬러지 응괴) → 별모양 패턴 → 키위 모양 패턴(담즙 완전응고)**의 스펙트럼을 보인다. 이러한 초음파 분류는 질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조기 개입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며, 실제로 담낭점액종 유형에 따라 담낭 파열 여부나 예후에 차이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초음파상 담낭점액종의 모양(별모양 vs. 기타 패턴)이 담낭 파열 위험과 직접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과도 있어, 영상 소견만으로 위험성을 절대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단계별 임상적 위험성 평가
단순 담낭 슬러지 단계: 소량의 담낭 슬러지는 임상적으로 별다른 증상을 유발하지 않으며 건강한 개에서도 우연히 발견될 수 있다. 많은 경우 슬러지 자체는 임상적으로 의미 없는 양상으로 간주되지만, 담낭 운동성이 저하된 상태나 내분비 질환(예: 쿠싱증후군,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는 개에서는 슬러지 형성이 잘 일어나며 향후 점액종으로 진행할 소인이 될 수 있다. 한 전향적 연구에서 담낭 슬러지를 가진 개들을 1년간 추적한 결과, 대부분은 슬러지 상태가 지속되거나 양의 증감만 있었고 자연 소실되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건강한 개의 담낭 슬러지가 1년 내 담낭점액종으로 발전한 예는 극소수였다. 다만 장기적인 추적 연구에서는 약 6% 정도에서 슬러지가 결국 담낭점액종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특히 슬러지가 담낭 내에 부유하거나 벽에 들러붙어 중력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농축된 경우 향후 점액종으로의 이행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따라서 슬러지가 단순 중력 의존성인 초기 단계에서는 당장의 위험성은 낮으나, 슬러지의 양이 많아지거나 비중력성으로 변화하면 주기적인 초음파 모니터링과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슬러지 응집 및 담낭벽 비후 단계: 담낭 내 슬러지가 상당량 축적되어 슬러지 볼 형태로 응집되거나 담낭벽이 자극에 의해 비후된 소견이 관찰될 경우, 이는 담낭 내 만성 자극과 염증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담낭벽 비후는 담낭염(cholecystitis)의 신호일 수 있으며, 슬러지로 인한 담낭 점막의 과도한 점액분비와 담즙 정체가 담낭벽의 **낭성 점막과형성(cystic mucosal hyperplasia)**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담낭 내부 압력이 상승하고 담낭벽의 혈류가 저하되어 허혈성 괴사로 진행될 위험이 있으며, 결국 담낭벽의 약화로 담낭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담낭벽 염증이 진행되면 세균성 담낭염으로 이환되어 패혈증의 위험이 있고, 담낭 내용물의 점도 증가로 총담관 폐색(담즙 배출로 차단)이 서서히 진행될 수 있어 간 손상과 황달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슬러지 단계 중에서도 담낭벽 변화나 슬러지의 현저한 응집이 보이는 경우에는 단순 슬러지보다 훨씬 높은 합병증 위험을 내포하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담낭점액종 단계: 담낭점액종으로 진행되면 임상적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응고된 담즙으로 담낭이 팽창하면 담낭벽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국소 허혈 및 괴사가 일어나기 쉽고, 이로 인해 상당수 환축에서 담낭 벽의 미세한 열상 또는 완전 파열이 발생한다. 실제 연구들에 따르면 임상 증상을 보이는 담낭점액종 환축의 약 1/4 정도(19~38%)에서 담낭 파열이 동반되며, 보고에 따라서는 수술 시 확인된 파열 비율이 50%에 달하기도 한다. 담낭 파열로 담즙이 복강 내로 누출되면 **담즙복막염(bile peritonitis)**과 **전신염증반응증후군(SIRS)**이 발생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이 된다. 한편 담낭점액종 자체가 담낭 및 담도계를 내부에서 막아 총담관 폐색을 일으키면 급성 담즙울체로 인한 간손상과 황달, 그리고 이차적으로 췌장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담낭점액종이 형성된 단계에서는 담낭 파열 위험, 담낭염/담즙복막염, 담도 폐색 등의 위험성이 높으며, 이 단계의 환축은 무증상일지라도 잠재적으로 위중한 상태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담낭점액종의 초음파상 유형(I~VI)이 이러한 위험 사건의 발생 확률을 정확히 예측해주지는 못하며, 예를 들어 별모양 패턴이라고 해서 반드시 파열되는 것은 아니라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담낭점액종으로 진단된 이상 이러한 합병증은 시간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임상의는 보존적 관리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비교
**보존적 치료(내과적 관리)**는 주로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초기 담낭 슬러지 단계, 혹은 담낭점액종이라도 임상 증상이 거의 없고 안정적인 경우 시도해볼 수 있다. 내과적 치료에는 담즙 유동화를 돕는 우르소데옥시콜산(ursodiol) 투여, 저지방 식이, 담낭 수축을 유도하는 약물, 항염증 치료 등이 포함된다. 일부 경우 스테로이드 사용이나 항생제 투여(담낭염 동반 의심 시)가 고려되기도 한다. 보존적 치료의 장점은 마취와 수술에 따르는 즉각적인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담낭점액종의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고 재발 또는 악화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점이 한계이다. 실제로 담낭점액종 환축에 대해 수술 없이 관리한 보고는 드물며, 일시적으로 호전되더라도 장기 생존률이 수술군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 내과적 치료를 받은 담낭점액종 환축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3.7년으로 수술적 치료를 받은 군의 5년 이상보다 유의하게 짧았으며, 특히 내과 치료 후 결국 수술로 전환된 경우 생존기간이 가장 짧았다. 이는 내과치료를 선택한 환축 중 상당수가 결국 상태 악화로 수술을 필요로 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내과적 방법은 수술적 치료가 위험하거나 보호자가 원하지 않을 때의 차선책으로 여겨지며, 보존적 치료를 하더라도 정기적인 초음파 추적과 환축의 임상상태 면밀한 관찰이 필수적이다. 매우 예외적으로 내과치료만으로 담낭점액종이 완전히 소실된 사례도 보고되었으나 이는 극히 드물다.
**수술적 치료(담낭절제술)**는 담낭점액종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특히 진단 시 이미 진행된 담낭점액종인 경우나 임상 증상이 있는 경우 적극 권장된다. 담낭절제술을 통해 병변이 있는 담낭을 제거하면 담낭 파열이나 담도 폐색의 위험을 원천 제거할 수 있고,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담낭염, 담낭벽 괴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수술의 단점은 개 개체의 마취 위험과 수술 합병증 가능성인데, 과거 연구에서 담낭점액종으로 담낭절제술을 받은 개들의 병원 내 사망률은 약 20~30%까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주로 응급 상황에서 수술을 받은 경우를 포함한 수치이며, 최근에는 조기에 계획적으로 수술을 시행하여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 담낭절제술 자체의 성공적인 시행 시 장기 생존률은 내과치료보다 높다는 것이 중복된 연구들의 결과이다. 특히 수술 후 2주 이상 생존한 개들은 장기적으로 예후가 매우 양호하여 대부분 다른 원인으로 자연수명을 다할 때까지 생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술적 치료는 담낭 제거로 인한 담즙 흐름의 변화(담낭 없는 상태에 적응)만 이루어지면 특별한 후유증 없이 지낼 수 있으며, 반려견에서는 담낭 자체의 생리적 중요도가 인간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담낭절제술 후에도 삶의 질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수술적 치료는 담낭점액종에 대한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서, 수술 직후 회복만 이루어지면 예후가 좋은 편이며, 내과적 치료는 제한된 경우에 보조적으로 고려된다.
수술 시기의 결정 기준
담낭절제술을 시행할지 여부뿐만 아니라 언제 수술할 것인가도 중요한 임상 결정사항이다. 최근 연구들은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조기에 전낭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생존율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한다. 예를 들어, 담낭점액종으로 진단된 개들을 **선택적 수술(elective surgery)**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미리 담낭을 제거한 경우와, 응급 수술로 악화된 뒤 수술한 경우를 비교한 연구에서 선택적 수술군의 사망률은 2%로 매우 낮았으나, 응급 수술군은 20%에 달해 유의하게 높았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수술 전 구토, 식욕부진/무기력, 황달, 신부전 등의 임상징후를 보인 경우 수술 후 생존율이 낮았음을 지적하며, 담낭점액종의 조기 단계에서 증상이 경미할 때 수술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결론지었다. 다른 보고에서도 임상 증상이 없는 담낭점액종 환축이 증상이 나타난 뒤에 수술하는 것보다 합병증과 사망률이 훨씬 낮다는 점을 강조하여, 가능하다면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예방적 의미로 담낭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즉, 담낭 파열이나 담도폐색 등의 위급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수술 시기를 앞당기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물론 고령이나 중증 동반질환으로 마취 위험이 매우 높은 경우라면 수술 시기를 조절하거나 내과적 안정화 후 진행해야겠지만, 영상학적으로 담낭점액종이 명확하고 진행된 경우에는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일단 외과 전문의와 수술을 상의하는 것이 현재의 공감대이다. 특히 담낭벽의 파열 징후(담낭벽 불연속, 복강 내 담즙 유출 소견 등)가 보이거나 심한 황달이 동반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응급 개복 및 담낭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이때는 수술 전 집중치료로 환축을 안정시킨 후 가능한 한 빠르게 수술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담낭절제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와 당위성
담낭 담즙병변 관리에서 담낭절제술의 시행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상황들은 비교적 분명하다. 첫째, 담낭 파열이 의심되거나 확인된 경우이다. 초음파에서 담낭벽의 불연속선, 담낭 주위 자유액, 복막염 소견이 확인되면 이는 이미 담즙이 복강으로 유출되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며, 이러한 경우 응급 수술 외에는 답이 없다. 담낭 파열로 인한 담즙복막염은 보존적 치료로는 치명적이며, 신속한 담낭절제술 및 복강 세척, 담즙 배액이 환축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필수 조치이다. 둘째, 담낭점액종으로 인한 담관 폐색 및 진행성 황달이 있는 경우이다. 담즙 흐름이 막혀 간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황달이 진행되면 간손상과 응고장애 등의 전신 문제가 초래되므로, 담낭을 제거하고 담즙 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총담관까지 점액종 물질이 내려가 막힌 경우 담낭절제술과 함께 담관 세척이나 담즙 배농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러한 처치는 내과적으로 불가능하고 외과적으로 담낭을 제거하면서 시행하는 수밖에 없다. 셋째, 담낭벽의 괴사나 담낭 농양이 있는 경우이다. 담낭염이 심화되어 담낭벽이 괴사되기 시작하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발견 즉시 담낭을 제거해야 한다. 담낭 벽의 일부만 괴사된 상태라도 남은 담낭을 살릴 방법은 없으며, 괴사된 조직은 감염 및 파열의 온상이 된다. Besso 등(2000)의 연구에서도 담낭점액종 환축들의 담낭을 조직검사한 결과 90%에서 담낭벽의 허혈성 괴사가 진행 중이었고, 이로 미루어 담낭점액종 진단 시 이미 담낭벽 손상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결국 담낭점액종으로 판명된 이상 **“지금 당장은 안 터졌어도, 담낭은 이미 망가져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수술로 제거하지 않으면 시간 문제로 파열이나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내과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담낭점액종이 진행되거나 임상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수술이 권장된다. 보호자가 수술을 주저하여 일단 내과적 관리로 경과를 보던 환축이라도, 초음파 추적에서 담낭 내용물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거나 벽이 더 두꺼워지는 등 악화 소견이 보이면 더 기다리지 말고 담낭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
종합하면, 담낭 파열, 담관 폐색, 담낭 괴사 등의 위험이 현실화된 경우 담낭절제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처치이다. 담낭절제술을 시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환축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며, 수술로 인한 위험성은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조기 수술일수록 낮출 수 있다. 또한 담낭을 떼어낸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을 얻고 추가적인 치료 계획(예: 항생제 투여 여부 등)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수술의 당위성이 뒷받침된다. 결국 담낭질환 관리에서 “할 수 있을 때 한다”는 조기 수술 원칙이 강조되며, 이는 환축의 생존과 직결되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결론
반려견 담낭의 슬러지와 점액종은 연속적인 병태 스펙트럼으로 이해되며, 단계가 진행될수록 담낭 파열, 담낭염, 담도 폐색 등의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초음파 검사를 통한 슬러지/점액종의 단계별 분류는 질병의 진행 정도를 가늠하고 적절한 치료 시점을 결정하는 데 유용하다. 슬러지 단계에서는 보존적 관리와 주기적 추적 관찰이 가능하나, 담낭점액종이 확인되면 가급적 조기에 수술적 제거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문헌과 임상경험의 공통된 견해이다. 특히 담낭 파열이나 담관 폐색이 임박한 소견이 보일 경우 지체 없이 담낭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진행된 담낭점액종은 예방적 차원에서 수술하는 편이 예후를 향상시킨다. 종합적으로, 담낭 슬러지/점액종 환축의 관리전략은 단계별 위험 평가에 따라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를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며, 환축의 상태가 허락한다면 위험이 낮을 때 수술하는 조기 개입 원칙이 가장 안전한 길임을 다양한 연구들이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들을 토대로 임상 수의사는 환축별 맞춤 접근을 하되,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미리 막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치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문헌 (References)
- Cook AK, Jambhekar AV, Dylewski AM, Center SA. Prevalence and prognostic importance of gallbladder sludge in healthy dogs: A prospective analysis. J Vet Intern Med. 2016;30(5):1491–8. doi:10.1111/jvim.14547.
- Choi J, Kim A, Keh S, Oh J, Kim H, Yoon J. Ultrasonographic evaluation of gallbladder mucocele in dogs. J Vet Sci. 2014;15(3):417–23. doi:10.4142/jvs.2014.15.3.417.
- Jaffey JA, Graham A, VanEerde E, Hostnik E, Alvarez CE, Gookin JL. Gallbladder mucocele formation in dogs is associated with dysregulation of gallbladder inflammation and secretion. Vet Pathol. 2018;55(4):507–23. doi:10.1177/0300985818778714.
- Butler AL, Hirt RA, Stern SA, Etedali NM, Jaffey JA. Clinical and histopathologic comparison of gallbladder mucocele and gallbladder sludge in dogs: A retrospective case series. J Am Vet Med Assoc. 2022;260(1):78–87. doi:10.2460/javma.21.05.0243.
- Parkanzky M, Scansen BA, Schmiedt CW, Boatright DP, Seiler GS. Association between ultrasonographic gallbladder morphology and hepatobiliary biomarkers in dogs. Vet Radiol Ultrasound. 2019;60(3):315–22. doi:10.1111/vru.12715.
- Allerton F, Swinbourne F, Barker L, Archer J, Corcoran BM, Pattinson H, et al. Gallbladder mucoceles in Border Terriers: A retrospective analysis of clinical data from the UK. J Small Anim Pract. 2018;59(4):223–9. doi:10.1111/jsap.12758.
- Besso JG, Wrigley RH, Gliatto JM, Webster CR. Ultrasonographic appearance and clinical findings in 14 dogs with gallbladder mucocele. Vet Radiol Ultrasound. 2000;41(3):261–71. doi:10.1111/j.1740-8261.2000.tb01823.x.
- Jaffey JA, Graham A, VanEerde E, Hostnik E, Alvarez CE, Gookin JL. Gallbladder mucocele formation in dogs is associated with dysregulation of gallbladder inflammation and secretion. Vet Pathol. 2018;55(4):507–23. doi:10.1177/0300985818778714.
- Mayhew PD, Hunt GB, Steffey MA, Culp WT, Mayhew KN, Brown DC, et al. Prevalence and outcome of cholecystectomy for gallbladder disease in dogs: 123 cases (2004–2014). J Am Vet Med Assoc. 2018;253(1):74–83. doi:10.2460/javma.253.1.74.
- Worley DR, Hottinger HA, Lawrence HJ. Surgical management of gallbladder mucoceles in dogs: 22 cases (1999-2003). J Am Vet Med Assoc. 2004;225(9):1418–22. doi:10.2460/javma.2004.225.1418.
'논문겉핥기 > 리포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의 천추유합 부전: 최신 연구 동향에 대한 문헌고찰 (0) | 2025.03.13 |
---|---|
반려견의 적정 수면시간 (0) | 2025.03.09 |
반려견 목욕의 병태생리학적 관점에서의 적정 주기 (0) | 2025.03.09 |
고양이 셀프 건강 평가 가이드 (0) | 2025.03.08 |
반려견 양치질, 하루 몇 번이 적당할까요? (0) | 2025.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