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매개성 질환을 앓는 반려견의 단백뇨 유병률과 위험인자 분석

면역 매개성 질환은 개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병태생리학적 과정을 포함하며, 종종 다양한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사람의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신장 기능 이상, 특히 단백뇨가 중요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 수의학 분야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영국 리버풀 대학교 연구팀은 면역 매개성 질환으로 진단된 개에서 단백뇨의 유병률 및 중증도를 평가하고, 관련 위험인자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면역 질환을 앓는 개에서 신장 단백뇨가 흔하게 나타날 것이며, 특히 발열이나 면역 매개성 다발성 관절염(IMPA)을 가진 개체에서 단백뇨 발생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고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리버풀 대학교 동물병원에 내원한 144마리의 면역 매개성 질환 환견의 의료 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연구 대상에는 면역 매개성 용혈성 빈혈(IMHA), 면역 매개성 다발성 관절염(IMPA), 스테로이드 반응성 수막동맥염(SRMA) 등 총 13가지의 다양한 면역 질환이 포함되었다. 연구팀은 소변 내 단백질과 크레아티닌의 비율을 측정하는 UPCR(Urine Protein-to-Creatinine Ratio) 수치를 기준으로 단백뇨의 유무와 심각도를 평가하였다. UPCR 수치가 0.5 미만은 정상, 0.5 이상은 단백뇨로 정의하였으며, 0.5-1.0은 경증, 1.0-2.0은 중등도, 2.0 이상은 중증으로 세분화하였다. UPCR 수치가 2.0을 초과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의 손상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로 간주된다.

 

분석 결과, 면역 매개성 질환을 앓는 개의 53%에 해당하는 77마리에서 단백뇨(UPCR > 0.5)가 관찰되어, 단백뇨가 상당히 흔한 동반 증상임이 밝혀졌다. 주목할 점은 전체 환견의 26%인 37마리가 중증 단백뇨(UPCR ≥ 2.0)에 해당하여,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의 신장 기능 이상이 동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단백뇨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를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주요 요인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첫째, 암컷은 수컷에 비해 단백뇨가 발생할 확률이 약 3.24배 높았다. 이는 자가면역질환이 여성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람의 경향과 유사성을 보이는 결과이다. 둘째, 내원 시 발열(pyrexia) 증상을 보인 개는 그렇지 않은 개보다 단백뇨 발생 확률이 약 6.59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발열을 유발하는 전신적인 염증 상태와 사이토카인(cytokine)의 과잉 분비가 신장 사구체 기능 장애 또는 단백질 재흡수 능력의 저하를 초래하여 단백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셋째, 혈색소뇨(hemoglobinuria)가 있는 경우 단백뇨 발생 확률이 27.21배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혈관 내 용혈로 인해 혈액으로 방출된 다량의 헤모글로빈이 신장 사구체를 통해 여과되면서 발생하는 당연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혈색소뇨가 없는 IMHA 환자 중에서도 45%가 단백뇨를 보인 점은, 단순한 혈색소 여과 외에 염증 반응 자체가 단백뇨의 중요한 원인임을 뒷받침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면역 매개성 질환을 앓는 개에서 단백뇨가 매우 흔한 임상 소견이며, 때로는 신장 사구체 질환을 의심할 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특히 암컷, 발열, 혈색소뇨는 단백뇨 발생의 주요 위험인자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면역 매개성 질환이 의심되는 개에 대한 진단 평가 과정에 단백뇨 스크리닝 검사(UPCR 측정)를 포함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향후 단백뇨가 이들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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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논문겉핥기 at 2025. 6. 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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