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복부 CT에서 HCC는 어떻게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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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수의사들이 "종양은 혈관이 많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실제 수술을 집도하는 수의사 입장에서 악성종양의 외피막에 다양한 혈관이 우글우글 보이는것을 주로 봐왔기 때문에 "악성 종양일 경우 혈관이 많다" 라는 경험적 지식을 공유하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실제 악성종양의 내부에는 혈관 증생이 제한적이다. 악성종양의 외피는 과도한 팽창과 주변 조직에 대한 침습으로 염증이 유발되고, 염증과 면역 작용을 위해 생체가 혈관을 증생 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내부는 악성종양세포들의 통제를 받는 곳으로 그런 정상적인 생리 기능이 제한적이다. 마치 반군이 점령한 지역과 같은것. 반군이 점령했는데 그곳에 반군이 도로 깔고, 수도 정비할 리가 없는것을 생각해 보면 쉬 이해가 갈것이다. 이때문에 대형의 종양 내부에는 혈관 증생이 제한적이어서, 허혈성 괴사가 잘 발생하는 환경이 되고, 이로서 종양세포들이 사멸하는 현상으로 중심부는 괴사성 낭포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것이다. 

 

HCC는 개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간의 악성 종양이다. 하지만 종양행동학적으로 보면 악성 종양임에도 불구하고 양성종양의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즉, 다른 종양에 비해 원격 전이가 잘 발생하지 않고, 간 세포 이외 다른 복강 장기로 침습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크기 성장의 속도도 매우 느린 특징이 있다. 즉, 조기에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한 악성종양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런점이 오히려 완치 가능성을 낮추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양성 행동을 보이다 보니 수술을 미루게 되고 수술 이 후 예후가 불량해지는 지경에 가서야 수술여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것이다. 

 

양성 행동학을 보이는 종양이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것과 같이 혈관 증생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상식적으로 악성종양이니 내부는 혈관증생이 잘 되지 않은 상태, 다시 말해 CT 촬영상 조영이 잘 되지 않는게 옳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것처럼 양성 행동학을 보이기 때문에 의외로 조영이 잘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한 확언적 논문이 나왔다. 

 

개의 간 병변 감별 진단: 삼상 CT의 유용성
Veterinary Radiology & Ultrasound에 2025년 발표된 최신 연구인 "Diagnostic Utility of Triple-Phase CT: Differentiating Benign Liver Lesions from Hepatocellular Carcinoma in Dogs"를 통해 개의 국소성 간 병변 진단에 있어 삼상 컴퓨터 단층촬영(CT)의 유용성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연구 배경: 왜 이 연구가 필요했을까요? 이 연구는 개의 국소성 간 병변의 조직형을 예측할 수 있는 삼상 CT 특징을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기존 연구들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간 병변의 양성 및 악성 여부를 정확히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CT 영상학적 지표를 찾기 위해 본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2. 연구 방법: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이번 연구는 조직병리학적으로 결절성 증식증(NH, 3마리), 간세포 선종(HCA, 32마리), 또는 간세포암종(HCC, 59마리)으로 진단받은 개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에서는 각 병변 유형 간의 최대 횡단 직경과 조영 증강 패턴의 차이를 분석하였습니다. 특히, 문맥상(portal venous) 및 지연기(delayed phase)에서의 병변 감쇠값(HU) 변화를 주변 간 실질과 비교하여 평가했습니다.
3. 핵심 결과: 무엇을 발견했나요?
  • 크기 및 조영 증강 패턴의 차이: 기존 연구들과 일관되게, 병변 유형에 따라 최대 횡단 직경(p = .008)과 조영 증강 패턴(p = .0031)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었습니다. 간세포암종(HCC)은 양성 병변에 비해 유의미하게 더 크고 불균질한 조영 증강을 보였습니다.
  • 문맥상에서의 감쇠도: 문맥상(portal venous phase)에서 양성 병변은 주변 간 실질(평균 HU 151.6 ± 17.7)에 비해 유의미하게 고음영(hyperattenuating, 평균 HU 175.3 ± 38.8, p < .001)을 나타낸 반면, 간세포암종(HCC)은 유의미하게 저음영(hypoattenuating, 평균 HU 123.9 ± 28.8, p < .001)을 나타냈습니다.
  • 지연상에서의 감쇠도: 지연상(delayed phase)에서 양성 병변은 간 실질(평균 HU 122.6 ± 8.4)과 등음영(isoattenuating, 평균 HU 117.2 ± 10.7)이 되었지만, 간세포암종(HCC)은 계속해서 저음영(평균 HU 100.3 ± 12.7)으로 유지되었습니다.
  • 간세포암종(HCC) 예측 인자: 최대 횡단 직경 9.8cm 초과(AUC = 0.73), 세 단계(삼상) 모두에서의 불균질한 조영 증강 패턴(AUC = 0.7), 그리고 문맥상에서의 HU 값이 136 미만(AUC = 0.87)은 간세포암종(HCC)과 유의미하게 연관되어 있었으며, 89%의 정확도와 91%의 양성 예측값을 보였습니다.
4. 임상적 의의 및 결론: 그래서 이 연구가 왜 중요할까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문맥상에서의 병변 감쇠값(HU)이 병변의 크기 및 조영 증강 패턴과 함께 개의 간세포암종(HCC)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 기준치(cutoff values)가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간 병변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삼상 CT를 적용할 때, 병변의 크기, 조영 증강 양상, 그리고 문맥상에서의 HU 값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간세포암종의 가능성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는 불필요한 침습적 검사를 줄이고,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 계획 수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5. 요약 및 마무리 본 연구는 개의 간세포암종 진단을 위한 삼상 CT의 핵심적인 영상학적 지표들을 제시하며, 특히 문맥상에서의 HU 값, 병변 크기 및 조영 증강 패턴이 중요한 예측 인자임을 밝혔습니다.

 

HU 136은 cut off value로 사용할 수 있다는게 이 논문의 핵심적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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