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외경정맥 확장성 지수(EJVDI)를 이용한 수액 반응성 예측: 새로운 비침습적 지표의 가능성

반응형
 

1. 연구 배경: 왜 이 연구가 필요했을까요?

수액 요법은 중환자 관리의 핵심이지만,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수액 공급은 오히려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환자의 약 50%는 수액 공급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어, 수액을 공급하기 전에 환자의 '수액 반응성(Fluid Responsiveness, FR)'을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통적으로 중심정맥압(CVP)과 같은 정적 지표들이 사용되었으나, 수액 반응성을 예측하는 데는 신뢰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맥압 변이도(PPV), 수축기 혈압 변이도(SPV)와 같은 역동적 지표들이 사용되지만, 이는 침습적인 동맥 카테터 삽입이 필요하고 부정맥 등 특정 조건에서는 정확도가 감소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 비침습적이고 실시간 평가가 가능한 POCUS(Point-of-care ultrasound)가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개에서는 후대정맥(CVC)의 직경 변화를 통해 수액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연구되었으나, 복부 수술 환자나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에 본 연구는 사람에서 유용성이 입증된 내경정맥(IJV) 초음파 검사에 착안하여, 개에서 더 크고 접근이 용이한 **외경정맥(External Jugular Vein, EJV)**의 직경 변화를 측정하는 '외경정맥 확장성 지수(EJVDI)'가 수액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하였습니다.

2. 연구 방법: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이번 연구는 건강한 비글견 6마리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실험 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개는 마취 후 기관 삽관 및 기계 환기를 적용받았으며, 등쪽으로 누운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연구진은 의도적으로 혈액을 채취하여 혈액량 감소 상태를 유도한 뒤(), 다시 자가 수혈() 및 생리식염수()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총 6단계에 걸쳐 혈액량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외경정맥(EJV) 측정 부위

  • 위치: 오른쪽 외경정맥을 측정했으며, 구체적인 측정 지점은 아래턱뼈 가지(ramus of the mandible)와 흉강 입구(thoracic inlet)의 중간 지점입니다.

측정 방법

해당 부위에서 초음파 탐촉자(probe)를 피부에 수직으로 위치시켜 외경정맥의 횡단면(transverse plane)을 B-모드(B-mode)로 확인했습니다. 이후 M-모드(M-mode)를 이용하여 호흡 주기에 따른 직경의 변화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때 정맥이 눌리지 않도록 최소한의 압력만 가하여 측정했습니다.

 

각 단계에서 연구진은 심박수, 혈압, 중심정맥압(CVP) 등 기본적인 혈역학 지표와 함께, 초음파를 이용하여 좌심실 유출로 혈류 속도(LVOT VTI)와 외경정맥(EJV)의 직경을 측정했습니다. 외경정맥의 직경은 호흡 주기에 따라 가장 커졌을 때(흡기, )와 가장 작아졌을 때(호기, )를 각각 측정하여 다음 공식으로 EJVDI를 계산했습니다.

수액 공급 후 LVOT VTI가 15% 이상 증가한 경우를 '수액 반응군(FR)'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를 '수액 비반응군(FNR)'으로 정의하여 EJVDI의 예측 능력을 평가했습니다.

 

3. 핵심 결과: 무엇을 발견했나요?

총 24번의 수액 부하 검사 중 11번은 수액 반응(FR)을, 13번은 비반응(FNR)을 보였습니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들이 확인되었습니다.

  • 결과 1: EJVDI의 우수한 수액 반응성 예측 능력 EJVDI가 수액 반응성을 예측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AUROC(Area Under the ROC Curve) 분석에서 0.92라는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EJVDI가 수액 반응 여부를 매우 정확하게 구별해낼 수 있는 지표임을 의미합니다.
  • 결과 2: EJVDI의 최적 기준치(Cut-off value)는 22.7% 수액 반응군과 비반응군을 가장 잘 구별하는 EJVDI 값은 22.7%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준을 적용했을 때 민감도 90.9%, 특이도 92.3%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즉, EJVDI 수치가 22.7%를 초과하는 환자는 수액 공급 시 심박출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결과 3: 더 명확한 임상 결정을 돕는 '회색지대(Gray Zone)' 연구진은 진단적 불확실성이 높은 구간인 '회색지대'를 분석했습니다. EJVDI의 회색지대는 22.6%–27.3%로, 전체 검사 중 21%(5/24)만이 이 구간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역동적 지표인 PPV(75%가 회색지대에 포함)나 SPV(54%가 회색지대에 포함)에 비해 회색지대가 훨씬 좁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EJVDI가 더 명확한 임상적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수액 반응성 여부를 예측하는 **EJVDI의 최적 기준치(Cutoff value)는 22.7%**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 값은 '정상 범위'라기보다는 환자가 수액을 공급받았을 때 심박출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할지(수액 반응군) 아닐지(수액 비반응군)를 판단하는 예측 기준점입니다.
  • EJVDI > 22.7%: 환자가 수액 공급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민감도 90.9%, 특이도 92.3%).
  • EJVDI < 22.7%: 환자가 수액 공급에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연구에서는 진단이 불확실한 구간인 **'회색지대(Gray zone)'를 22.6% ~ 27.3%**로 제시했습니다. 만약 측정된 EJVDI 값이 이 구간에 속한다면, 수액 반응성을 판단하기 위해 다른 지표를 함께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임상적 의의 및 결론: 그래서 이 연구가 왜 중요할까요?

이번 연구는 외경정맥 확장성 지수(EJVDI)가 마취 및 기계 환기 상태의 개에서 수액 반응성을 예측하는 신뢰도 높은 비침습적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동맥 카테터 삽입과 같은 침습적인 절차 없이, 간단한 초음파 검사만으로 환자의 수액 요구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강 내 문제로 후대정맥(CVC) 평가가 어렵거나, 환자의 자세 변경이 힘든 중환자에게 EJVDI는 매우 유용한 대안 평가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EJVDI는 기존의 다른 역동적 지표들보다 진단적 불확실성 구간(회색지대)이 좁아, 수의사가 수액 요법을 시작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더 큰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건강한 단일 품종의 개를 대상으로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되었다는 한계점을 가집니다. 따라서 심장 질환이나 패혈증 등 다양한 기저 질환을 가진 실제 임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5. 요약 및 마무리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외경정맥 확장성 지수(EJVDI)가 POCUS를 이용하여 개에서 수액 반응성을 평가할 수 있는 유망하고 신뢰성 있는 비침습적 방법임을 입증했습니다. 이 지표는 향후 중환자 관리에서 보다 정밀하고 환자 맞춤형 수액 요법을 계획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반응형
현재 개의 댓글 | 댓글 보기 | 댓글 쓰기